복현유사 2019

시 3 : 가람이에게

어르신들의 소중한 기억으로 써내려간 詩들

복현유사 2019

어르신들의 소중한 기억으로 써내려간 詩들

<시 3 : 가람이에게>

 

가람아 이제는 

 

빨래하러 저 멀리 동촌에 가지 않아도 된단다

물이 부족해 지게로 나르지 않아도 된단다 

길이 잘 닦여 택시가 동네까지 데려다준단다 

똥 푸는 사람 똥 지게 없어도 화장실이 깨끗하단다

 

가람아 너는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 제대로 배우지도 못했제 

요즘은 나이 들어도 배울 곳이 얼마나 많은데 

마루가 자식을 낳으면 경진초등학교에 보내고 키우라고 해라

학교 근처에 장미는 얼마나 흐드러지게 피는지 참 보기 좋단다 

 

가람아 너무 

힘들었제? 

조금만 참고 건강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늘에서 복현동 내려다보고 있으면 부러울텐데 

 

그래도 복현동에서

나와 함께 흐르던 그 가람이가 그립다

 

[해설] 지역 청년들이 복현1동 주민 인터뷰를 통해 창작한 설화집인 ‘복현유사’ 중<가람전>을 읽고 복현동에서 시대의 풍파를 겪으며 열심히 살아온 복현1동 주민들의 형상인 ‘가람’에게 마음을 담은 편지 형태로 창작한 시. 옛날 복현1동의 열악했던 환경이 많이 나아지고 살기 좋아졌음을 자랑하는 듯 하면서도 옛 복현동의 활기찬 시간에 함께 흘렀던(살았던) 가람이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았다.